이끼향 2009. 8. 26. 16:45

        

                가을냄새
     
                                        청향최경숙


    조금 열어 놓고 잠든 창틈으로
    너의 서늘한 손길이  나를 만진다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니 잠결에 창을 닫고
    마음속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노래
    환청처럼 들으며 꿈을 꾼다 
    꿈속에서 너를 만난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처럼 가볍게
    나에게 손 흔드는 너
    새처럼 그렇게 닿지 않을 거리에서   
    너와 나 그렇게 우연의 찰라에 스쳐 간
    그런 인연 아닐까
    완벽한듯 했지만 풀리지 않은 사랑의 열쇠
      오시는 가을 마중 떠나는 하늘가
      농익은 햇살 살랑이는 바람속에
      너와 나의 못다한 남은 이야기
      빨갛게 물들이며 쓸쓸하고 아리게 할
      가을냄새가 수레 가득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