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글/짧은글 긴울림

구름이사는 마을

이끼향 2009. 10. 25. 14:43

 

 

 

하늘로 올라간 바다가 곱다

멋모르고 따라 오른 조각배

하나 둘 지고

바람은 가을을 바다에 빠뜨리며

웃는다

가을은 더욱 정정한 기운으로 다가와

요것 저것 주문을 내리며 약을 올린다

꼭 죽을 것 같은 그리움과

미치도록 보고 싶은 것들이

가슴위로 약을 친다

차라리 바다를 따라 하늘로 올라가고 싶다

가을엔 늘 이렇게 맥없이 아프다

얼마나 더 아파해야 가을이 항복을 할까

가을이 왔는지 봄이 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날까지는

또 얼마나 남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