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향 2010. 9. 9. 07:25

 

 

오래된 가을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이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