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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에게 길들여진 작은 풍경

이끼향 2011. 1. 23. 22:46

 

 

 

              난 당신에게 길들여진 작은 풍경

 

 

                                                                       김세영

 

 

살갗에 스치는 알싸한 바람이 당신 인가요

 

난 아뜨 아뜨한 당신 체온에

몸 가눌 수 없어 떨고야 마는

당신이란 바람이 불어야

나폴나폴 움직이는 풍경 인걸요

 

붕어로 태어 난 쇳조각으로

고고한 모양새 하고 있다가도

당신 앞에만 서면 난

주체 할수 없는 몸짓으로

수줍게 수줍게 흔들리는 걸요

 

겨울 지난후

봄바람 살랑살랑 불더니

여름에 그 바람 어찌나 강한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이 깊어질수록

당신이란 바람이 불기도 전에

이제는 나 스스로

꼬리 지느러미 흔들며 유혹하고 싶은 걸요

 

당신 그것 아세요

당신이 잠든 뒤에도

마음 안에 사랑을 씻고 다듬으며

아주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요

 

어느사이 당신에게 길들여진

내 마음속의 작은 풍경 하나

 

당신 언제 오실까 그리워

어제처럼 오늘도

산사 처마에서 까치발 들고

하늘 향해 서 있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