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글/내가좋아하는시
사랑의 우화
이끼향
2009. 3. 18. 23:29
사랑의 우화
박 성 철
내 가슴속엔 조그마한 집 하나가 있다
세월이 추위로 얼어 붙을때
한 사람이 찿아와
그 문을 열면
그 집은 어느새 온기로 가득 차게 된다
먼길을 돌아 그가 지친 표정으로
그 집을 찿아왔을때
그때 그 조그만 집은
환하게 불이 켜진다
언제 어느때라도
그가 먼 여행에서 돌아와
외투를 걸어놓고
몸을 녹일수 있는 따스함을 위해
그 조그마한 집은 결코
문을 걸어두는 법은 없다
조그마한 집은 유독
그 한사람을 위해 존재 하는 것일뿐
그가 집을 필요로 했을때
모든것을 아낌없이 내줄수 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 하나 있어
오직 그 한사람이 문을 열고
다시 성급히 빠져 나갈때
그 조그만 집은
와르르 무너져 버린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