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글/내가좋아하는시
오월
이끼향
2015. 5. 15. 10:55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 비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연한 옥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것이다
머문듯 가는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