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향 2009. 5. 5. 00:09

 

 

 

                         물

 

                                                   송 유 미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묻지 마셔요

또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묻지 마셔요

하룻밤 그대 곁에 잠들다 떠나게 해 주셔요

지나온 길은 너무 길고 피곤해

그대에게 기쁨을 줄수가 없고

앞으로 가야할 길은 너무 짧아

그대에게 함께 떠나자고 이야기 하기도 어렵군요

어차피 혼자서 가는길

잘 가라 인사 하지 마셔요

떠나도 잊지말라 마세요

떠날때 뒤돌아 볼수도 없고

떠나면 모든것 하얗게 잊고 마는 걸요

그냥 이렇게 만났으니

한 사흘 그대곁에 머물다가

말없이 떠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