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문학관 ,,생가
승무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난 가끔씩 입속에서 나도 모르게 복사꽃 고운뺨에 아롱질듯 ,,,
하면서 흘러 나온다,,,참 좋아하는 시중하나인데
생가를 방문하고 문학관을 찿아보는기회가 되어 두눈이 반짝거렸다
조지훈 시인 생가
낙 화
꽃이 지기로 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밖에 성긴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선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랴
묻혀서 사는 이어
고운 마음을
아는이 있을까
저어 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