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글/짧은글 긴울림

행운을 분양합니다

이끼향 2010. 6. 1. 07:13

 

 

 

행운을 분양합니다


"곧 이사를 해요. 읽을 만한 책들 가져가세요."
전화를 받고 선생 댁으로 가 책들을 욕심 내 가져왔다.
집에 와 풀어놓으니 부자가 된 듯하였다.
그 중의 한 권을 집어 펼치다가 나는 탄성을 터뜨렸다.
거기 네잎클로버 두 개가 얌전하게 눌려 있었다.
책을 읽기 전 책속의 행운을 먼저 만난 것이었다.
내 행복에 행운이 겹쳐지는 것처럼 기뻤다.

빨간색과 파란색의 밑줄이 그어져 있고,
어떤 페이지는 접어놓기도 하고,
참고 표시가 그려져 있기도 한 책을 넘겨보면서
쉼 없이 정진해 온 선생이었음을 다시금 느낀다.
나도 선생에게서 받은 행운을 누구에겐가
나누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려면 내 생각의 방향이 허황되지 않게,
영혼의 뿌리까지 튼실하게 나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최장순, '행운을 분양합니다' 중에서 -


행운이 저절로 얻어진 것 같지만
사실은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주어진 계획된 것은 아닐까요.
오늘, 노력한 것에 더해 행운이 선물로 따라온다면 정말 기쁘겠지요.
만약 그런 행운을 잡으시거든,
주변의 사랑하는 분들에게도 조금만 분양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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