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글/내가좋아하는시

희망

이끼향 2009. 5. 11. 00:37

 

 

 

 희망 希望/신혜림 詩

      삶은 지푸라기 한올 붙잡고
      절벽을 기어오르는
      등반 운동이다.

      양파처럼 얼얼한 우리들의 삶
      벗겨지는 것은
      무릎만이 아니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능금의 겉 살점 위에서
      삐에로처럼 곡예를 하는
      오늘이란 시간들

      잃은 것은 무엇인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답답한 숨통에
      강 건너에서 불어온
      한줌의 바람이라도 마시게 한다면
      우리들은 외롭지 않으리라

      썩어 문드러질 육신
      현실에서 벗어나 푸른 하늘 자유로이 떠다니는
      영혼의 꽃잎을 피울 수 있다면
      어느 외진 들녘이면 어떠랴

      우리들의 손으로
      싹이 돋아날 수 있는 온상(溫床)하나 만드는 거야
      희망하나 만드는 거야
      내일은 진정.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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