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2 -
시인돌샘: 이길옥 -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애써 찾아주지 않아도
소박한 여인의 수줍음으로
눈에 보일 듯
엷은 미소하나 꺼내 든다.
이름을 기억해주지 않아도
힘든 발길 주지 않아도
서운함을 몰아내고
수수한 몸치장으로
속 깊은 웃음 하나 밀어낸다.
척박한 돌 틈에서도
그늘 짙은 외진 곳에서도
숱한 발길에 맥을 못 추면서도
끈질긴 생명력 하나로
당당하게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어
화려하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다.
왜소하여 보잘것없는 몸매여도
혹한 된서리를 건너
폭염 목마름도 견디어낸 뿌리의 근성으로
가슴에 불 지르는 기쁨이 돋아
화사한 웃음을 퍼내고 있다.
내일을 엿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