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눈이 내리는 날
청하 허석주
봄날이 가기도 전에
여름날이 오기도 전에
떠나며 허느적이는
당신의 마지막 인사인가요
그토록 짧은 만남
그리운 날의 젖은 눈빛
날개 없는 몸부림으로
향기마져 숨기고 떠납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날
선뜻 말 못한 이야기들
고운사연 꽃잎에 가득담아
헐은 상처로 편지를 썼으니
서러워 풀어안는
불볕의 은빛 햇살은
따뜻한 님의 고운 순정이요
차마 잡지 못한 첫사랑 입니다
바람따라 부르는 이별가
인연의 고량에 씨 뿌리고
가련한 들꽃처럼
풀섶에 주저앉아 작별을 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