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글/내가좋아하는시

꽃눈이 내리는 날

이끼향 2009. 4. 14. 08:18

 

 

 

                  꽃 눈이 내리는 날

 

                                                    청하 허석주

 

 

봄날이 가기도 전에

여름날이 오기도 전에

떠나며 허느적이는

당신의 마지막 인사인가요

 

그토록 짧은 만남

그리운 날의 젖은 눈빛

날개 없는 몸부림으로

향기마져 숨기고 떠납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날

선뜻 말 못한 이야기들

고운사연 꽃잎에 가득담아

헐은 상처로 편지를 썼으니

 

서러워 풀어안는

불볕의 은빛 햇살은

따뜻한 님의 고운 순정이요

차마 잡지 못한 첫사랑 입니다

 

바람따라 부르는 이별가

인연의 고량에 씨 뿌리고

가련한 들꽃처럼

풀섶에 주저앉아 작별을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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